휴식형로 일주일을
여기 성주 심원사에서 보냈어요.
쉬고 싶은데 쉬는 게 뭔지 몰라서 쉽게 지치곤 했어요.
건강 악화에 겹친 무기력은
저를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없게 만들더라고요.
여행 가서 아무 생각도 안 해보라는데,
계획도 못 세우겠어서 또 드러누워 있었어요.
그러다 가본 적은 없지만
템플스테이를 들어본 게 생각나더라고요.
웃긴 게 싫은 건 또 많아서
깐깐한 조건들을 수용할 곳이 있나 했어요.
근데 있었어요.
여기. 심원사요.
바다 출신이라 바다 말고,
도심 말고,
조용하고,
겁은 또 많아서
화장실이랑 씻는 곳은 방에 있고.
무교라 예불 필참 아니고,
밥 맛있는 곳,
템플스테이인데
예불을 참여 안 하는 게 되나 했는데
되더라고요.
물론 옷차림, 공양시간 등 규칙은 잘 지켰죠.
마음이 가서, 진심에서 비롯되어야
종교라는 걸 가질 수 있다 듣기만 했지,
종교 시설에 먹고 자는데도
강요 받지 않은 건 처음이었어요.
부담되면 안 해도 된다 하시며,
사소한 권유도 조심스럽게 하셨어요.
정말 제 휴식을 존중받고 있는 기분이었어요.
3일간은 낯가려서
인사도 잘 못하고 그랬는데.
심원사에 계신 분들은 늘 한결같이 다정하셨어요.
덕분에 나머지 날들은 다정함에 파묻혀 살았습니다 'ٮ'
불교에 관심까지 생겼어요.
사실 이 휴식이라는 게
지나간 과거의 잔상을 떨치고
다가올 미래의 불안함을 상쇄하는,
(짧은 불교지식으로)
지금 이 순간 현재를 집중하게 만든다고-
그런 생각이 들었어요.
굳이 무언가를 하지 않고도
지금을 중요하게 만들어준다는 점에서
부처님 뜻을 따라가게 하는 멋진 휴식 시간이있어요.
앞으로 나아갈 힘도,
먹고 싶은 것도 하나둘씩 되찾았어요.
자신감도 성취감도 말미에 얻어갈 수 있었어요.
감사했습니다 (*Ü*)
다음에 또 올게요 !!
- 김 * 랑-
2024년 9월 19일