나이 60중반에
혼자서
집을 떠나 보는 게 처음이다.
겨울 밤에 바람이 불어
문이 덜컹거리니 무서웠다.
바람 때문에 그런 줄 모르고,
누군가 문을 여는 듯 해
속세의 끈을 놓지 못하는 내모습이
부끄럽기도 했다.
집에서는 매일 밤 꿈을 꾸는데
참 이상하게도
꿈을 꾸지 않았다.
늦게 잠자리에 들어
충분히 자지도 않았는데
새벽 4시 30분
일어나도 피곤하지 않았다.
새벽예불을 위해...
어둡고 추워도 기분은 상쾌했다.
영하8℃
발도 시렵고 콧물이 나서
조금 불편했지만
108배도 하고 나니
더없이 뿌듯하고,
일출도 보고,
심원사 마스코트 오백이의 운동 삼매경
(여기저기, 힘차게 뛰어다님)
을 보니 흐뭇했다.
잠시후 내 방 앞에 보초서듯
앉아 있는 오백이
문득 오백이 친구가 없어
심심하지 않을까 싶기도...
왜 내가 진즉
이런 시간을 갖지 못했을까?
나 혼자만의 시간을
오롯이 가지니
모든 걸 다 얻은 듯 기쁘다.
다시 오리라 여름에.
가족에게도 추천해야지.
숙소에 방바닥이 너무 따뜻해서,
옛날 어릴적
고향집에 온 듯 감동이었다.
그 동안 잊고 살았던
내 등짝을
한없이 어루만져 주던 방바닥.
한동안 그리울 듯 하다.
친절하신 스님,
맛있는 반찬 솜씨 공양주 보살님
감사합니다.
김사한 2박3일.
심원사!
안녕!!
- 김 * 희 -
2025년 2월 5일